문진환(80세) 여섯 번째 시집 ‘내 사랑 쑥부쟁이’(도서출판 넓은마루)가 발간됐다. 2000년 ‘한맥문학’ 신인상 당선으로 등단한 문진환 시집 ‘내 사랑 쑥부쟁이’는 ‘뒷발질’, ‘웃는 이유’, ‘두더지의 봄’, ‘엇갈린 사랑’, ‘꿈속의 꿈’ , ‘고향 소리’ 등 81편의 시가 8부로 나눠 편집됐다.
언덕 위에 외로이 선/ 등 굽은 나무/ 우습게 보지 마라// 험한 날들/ 비바람 막아주는 누구도 없이/ 순전히 몸으로 견디어 왔나니// 바람은/ 흔들며/ 눈물이라도 씻겨주고 가더라// 낮에는/ 새들이 놀다 가고/ 밤이면/ 별들이랑 달님이 찾아오니// 멀찍이/ 바라볼 수 있는/ 한 그루 친구만 있어도/ 고통은 외로움이 아니더라// 눈 흘겨보지 마라/ 등 굽어 서 있어도/ 살아있는 것이 아름다움이지문진환 시집 ‘내 사랑 쑥부쟁이’에 수록된 ‘언덕 위 나무’ 전문이다.호가 감천(甘川)인 목사 시인 문진환은 시인의 말을 이렇게 썼다.“어설픈 시를 쓰느니 차라리 짧은 설교가 되면 더 좋지 뭐, 어느 삭막한 지구 한 모퉁이에 작은 나무 한 그루 심는 마음으로 시처럼 아름다운 세상을 기도하는 거룩한 마음 더해 서툰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는 유일한 소일로 또 한 권의 시집을 세상에 내어놓는다. 시인이 되기보다 시가 돼야 하는데 제 일호 독자요 검열관인 아내랑 막내딸은 영 못마땅한 표정이다. 또 그 소리, 시가 늙었단다.” 해설은 시인이며 문학평론가인 조신권 연세대 명예교수가 썼다.조신권 교수는 ‘신학적 관조와 투명한 눈동자로 거머쥔 기독교적 세계관 구현’ 제목의 해설을 통해 “쉬우면서도 생각할 거리를 많이 제공해주고 우리의 마음을 흔들어놓을 수 있는 감동을 주는 시가 좋은 시라고 할 수 있다”며 “문진환 시인의 시를 읽어보면 아주 쉽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하고 돌이켜 보게 하는 시선을 제공해준다”고 높이 평가했다. 또한 “그는 심원한 철학이나 종교보다는 일상의 양식, 논리의 무리한 왜곡보다는 담담한 순리, 기이성보다는 소박한 일상적 정서 등을 순박하게 표현하고 그런 표현을 통해 일상과 자연을 뛰어넘는 초월적 상상력을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1965년 3월 한국 최초 베트남 파병 1진(비둘기부대)으로 참전한 바 있는 개령면 출신의 문진환 시인은 목산문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한국문인협회, 한국아동문학회, 한국기독교시인협회 회원과 자문위원으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동안 ‘바다로 가지 못한 어부’, ‘행복한 발자국’, ‘하늘 맑은 날 우산을 받쳐 들고’, ‘네가 지구의 중심이야’, ‘영혼의 잔칫날을 위하여’ 등을 발간했으며 한국기독교시인협회 문학상을 수상했다.
220쪽 분량의 문진환 시집 시와함께 시인선 13으로 발간된 ‘내 사랑 쑥부쟁이’ 책값은 1만2천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