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숙 시집 ‘나의 키스를 누가 훔쳐갔을까’(시인동네)가 발간됐다. 1993년부터 작품 활동을 해온 정영숙 시인의 여덟 번째 시집 ‘나의 키스를 누가 훔쳐갔을까’는‘불멸의 독서’, ‘잠자는 뮤즈’, ‘반쪽 심장’, ‘함제미인’ 등 56편의 시가 4부로 나눠 편집됐다. 귀밑 간질이던 산들바람이/ 책장을 넘긴다// 내 가슴에 묻혀 있던 말/ 수십 년이 지나서야/ 세상 밖으로 나온 최초의 문자들// 오디세우스가 먼 길을 돌아와/ 페넬로페에게 사랑을 고백하듯// 강물에 젖어 희미해진 문장들을/ 흰머리의 내게 읽어주고 있다// 꿈같은 시간들을/ 다시 살고 있는​시집 첫 번째 수록된 ‘불멸의 독서’ 전문이다.지금까지 독특한 시세계로 주목을 받아온 정영숙은 시인의 말을 이렇게 썼다.당신이 내 가슴속에 살아있어/ 노래는 끝이 없다.// 노래를 부르는 동안/ 새로운 기호의 여러 빛깔 당신을 만날 수 있어 행복했다.// 입도 사라지고/ 매화꽃마저 지고 없는 계절/ 눈길 그윽한 수선화,/ 함제미인(含睇美人)이고 싶다.// 수선화 꽃향기에 노래 실어 보내면/ 먼 당신/ 납매(臘梅)로 빚은 매화주 한잔하러 오십시오.해설은 김정배 원광대 교수가 썼다. 문학평론가인 김정배 교수는 ‘사랑의 노래가 담긴 함제미인의 약속’ 제목의 해설을 통해 “시는 일종의 척독(尺牘)”이라는 말로 시작해 “시간과 시간이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곁눈질의 서간문이며 마음을 드러내되 다 드러내지 않으니 시를 읽는 마음이 때로 애달프다”고 했다. 김정배 교수는 “짧은 편지 형식의 글에 시의 진심을 담고 함축된 메시지를 전하다 보니 그 간절함 또한 배가 되는데 정영숙 시인의 이번 시집 또한 이와 닮았다”고 높이 평가했다. 김천여중, 김천여고를 거쳐 서울교대, 한국방송통신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 정영숙 시인은 그동안 ‘볼레로, 장미빛 문장’, ‘황금 서랍 읽는 법’, ‘하늘새’, ‘옹딘느의 집’, ‘물속의 사원’, ‘지상의 한 잎 사랑’, ‘숲은 그대를 부르리’ 등 시집과 활판시선집 ‘아무르, 완전한 사랑’, 산문집 ‘여자가 행복해지는 그림 읽기’를 발간했다. 수상경력으로는 목포문학상, 시인들이 뽑은 시인상, 경북일보문학대전상 등이 있으며 현재 한국시인협회·한국여성문학인회·한국가톨릭문인회 회원, 시터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인동네 시인선 170으로 발간된 131쪽 분량의 정영숙 시집 ‘나의 키스를 누가 훔쳐갔을까’ 책값은 1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