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교상 시집 ‘꽃의 문장으로 당신을 중얼거리다’(도서출판 도훈)가 발간됐다. 김천 출신 이교상 시인의 ‘꽃의 문장으로 당신을 중얼거리다’는 ‘캘리그래피 수묵화’, ‘화조도, 그 변방을 읽다’, ‘벽에 그린 시’, ‘연화지의 봄’, ‘대설주의보’ 등 63편의 시조작품이 5부로 나눠 편집됐다. 대놓고 아름다운 이팝꽃 새하얀 밤// 쓰러질 듯 비틀거린 사람들 몸에 떠돌던 슬픔도 상처 하나 안 남기고 모두 사라졌다는데, 서성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더욱 캄캄해진다는 걸 알면서 어쩌지 못해 욱신거리는 왼쪽 가슴에 당신을 깊이 숨겨 놓고// 또다시, 묵시록을 쓰듯/ 별을 헤아립니다표제 시조 ‘꽃의 문장으로 당신을 중얼거리다’ 전문이다.시집은 해설을 대신한 시인의 산문 ‘일곱 가지 질문에 대한 시인의 화답’이 수록됐으며 일곱 번째 ‘다시, 시조의 봄을 위하여’를 표4글로 옮겼다. 시조의 미래는 떼로 부르짖는 구호나 가식적인 몸짓보다 독창적 색채나 음률을 지닌 자유롭고 진솔한 시인들의 열망에 의해 둥글게 귀결된다. 그러므로 항시 비판적인 시선 위에 사물을 품을 수 있는 아량으로 세상을 자각하면서 언제나 없는 듯 은밀하게 삶의 언저리에 떠도는 그리움들을 온몸으로 보듬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각자 안위만을 위해 날 선 눈빛을 스스럼없이 드러낸다면 자신은 물론 시조의 미래는 더욱 어두워져 문학의 변방에 머물 수밖에 없다. 지금 문단은 집단으로 규격화된 형식에 갇혀 주어가 사라지고 서술어만 존재하는 문장이다. 헤게모니는 늘 비굴과 비속한 그림자를 양산할 뿐 결코 사람들의 온화한 집이 되지 못한다. 고려대 대학원을 졸업(문학예술학 전공)한 이교상 시인은 1992년 ‘서세루’ 신인 작품상으로 시를 썼으나 절필하고 200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 이후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해왔다. 그동안 시조집 ‘긴 이별 짧은 편지’, ‘시크릿 다이어리’, ‘독경讀經’과 단시조집 ‘역설의 미학’을 발간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창작기금, 서울문화재단창작활성화지원기금, 아르코문학창작기금(2014년, 2021년)을 받았으며 천강문학상, 김만중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이교상 시인은 현재 교상학당 시조아카데미에서 시조를 지도하고 있으며 여러 명의 문하생을 신춘문예에 당선시켜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21년 아르코문학창작기금 지원으로 발간된 이교상 시집 ‘꽃의 문장으로 당신을 중얼거리다’는 99쪽 분량이며 책값은 11,5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