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이 건조하다며행운목 한 토막 사다가 수반에 앉혀놓았다매일같이 물갈이를 했더니잎이 자라고 뿌리가 내려화분에 옮겨 심었다이십 오륙 년 내내 물만 얻어먹고 안방으로 거실로 옮겨 다녔다물을 너무 많이 주어 방바닥이 젖었다키가 너무 자라 멀대같았다그래도 가족처럼 좋았지 행운목을 집에 들인 이,물을 주던 이, 다 떠나 텅 빈 집 웃음소리 사라진 집에서물을 얻어먹지 못해 시들기가 일쑤다그래 죽으면 내다버리지 뭐이러다가 안 되겠다 싶었을까이때다 하고 드디어 꽃대를 내밀더니 꽃망울에서 꿀을 떨어뜨리며참았던 하품처럼밤이 되면 꽃향기 전해주었다의미 있는 이월을 생각하라며나눌 이 없는 향기 집안 가득하다
최종편집: 2025-05-11 06: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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