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 오늘 문학아카데미 수업하는데 나오세요.-어, 난 모르는데.-문자 안 보셨어요?-선생님한테 연락해서……. -있다가 문학관에서 봐요.코로나로 한동안 쉬었다가 다시 시작되는 수업이다백신 예방접종 후유증으로 불편한 몸이라 일찌감치 차를 몰고 가는데 전화가 왔다.-선생님이 가고 없다.-몇 시에 만나기로 했는데요?-다른 때는 이 시간에 오면 선생님 차가 왔는데.-선생님한테 연락해 봤어요? 파란불이 와서 그만 전화 끊습니다.차선을 바꿔 형님을 태우러 돌아갈까 말까 시간은 되는데 내 몸도 안 좋고 어떻게 되든지 아이고, 모르겠다.문학관 주차장에 도착하니 선생님 차는 보이지 않고 형님은 전화를 받지 않는다. 조금 기다리니 선생님 차가 도착하고 형님이 내린다.-어떻게 된 거예요?-내가 너무 일찍 나갔어?-집에 돌아가서 선생님한테 전화하니 사무실이라며 지금 빨리 나오라고 했어.사무실에 있는 사람을 가고 없는 사람으로 여긴 여든 살 소녀.-오늘 안 왔으면 어쩔 뻔했겠나, 이렇게 재미있는 선생님 수업인데.수업시간에 순서대로 책을 읽는데 형님 차례가 되니 뒤에 앉은 나를 보고 책을 읽으라고 해서 읽었다.알고 보니 형님 책상에는 지나간 책이 놓여 있다.그동안 형님은 아픈 다리에 허리 수술 받을 걱정이 태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