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현 시집 ‘화분증’(시문학사)이 발간됐다. 1980년 ‘시문학’을 통해 등단한 조석현 시인의 ‘6병동’에 이은 두 번째 시집‘화분증’은 ‘중심성 망막염’, ‘청진 소견’, ‘환급금’, ‘폴리트비체’, ‘시간여행’ 등 78편의 시가 5부로 나눠 편집됐다.
노란 뚝새풀꽃 지천으로 피면/ 마음을 다스리는 열 다스릴 수 없어/ 마른 잎이 되어버린/ 내 피부는 타올랐어요// 바람 잦은 날/ 재채기가 날 괴롭히는/ 내 비밀도/ 꽃가루 속에 숨겨둔/ 사랑의 과민반응이었어요// 그녀와 헤어지며/ 주체할 수 없이 흘린/ 내 눈물도 꽃 지면/ 꽃말처럼 잊혀질 거라지만// 지상의 꽃 한 송이/ 시들고 있어요/ 병이라 부르기는/ 너무 황홀하다고 표제 시 ‘화분증’ 전문이다.
조석현 시인은 머리말을 대신한 ‘시를 위하여’를 이렇게 썼다. “종이 위에/ 나의 희망을 쓰기로 했다/ 지우기 위해// 하룻밤 꿈을 꾼 것 같은/ 인생이라지만/ 판도라의 상자에 갇힌/ 그것을 위해// 종이 위엔/ 의학박사가 다녀가고/ 악마가 천사가 되어/ 다녀갔다// 오늘 책상에 앉아/ 쓰고 또 지우고 있는 건/ 내가 너를 좋아하고/ 미워했다는/ 되풀이이리
시집 해설은 정신재 문학평론가가 썼다. 정신재 문학평론가는 ‘일상에 활력을 주는 시선(視線)의 미학’ 제목의 해설을 통해 “조석현 시인의 융합적 사고는 타자의 시선으로 ‘봄날’의 분위기를 연출해 존재와 사물을 생동하게 한다”고 높이 평가했다.
정신재 문학평론가는 또한 “조 시인의 ‘화분증’에서 볼 수 있듯이 그동안 가려져 있던 우리의 감각과 정서를 생동감 있게 살리는 역할을 하며 ‘중심성 망막염’에서 보듯이 아픔을 딛고 진리를 찾아서 문을 여는 역할을 한다”며“그의 시가 타자를 통해 자아의 진정성을 확보하고 탈경계의 시선으로 일상의 행복을 여는 키치적인 터치와 아방가르드적인 실험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결론지어 말했다.
의학박사로 정형외과 전문의인 조석현 시인은 시문학회 회장 외 조석현정형외과 원장, 중앙행정심판위원회 보훈의료위원장, 대한정형외과의사회 부회장, 한림대 정형외과 전임강사, 충남대·건양대·성균관대·경희대 등 외래교수 등을 역임했다.
수상경력으로는 전국대학생문예작품 공모 장원, 대한정형외과의사회 올해의상, 의사평론가상, 대한정형외과학회 공로상 등이 있다.
조석현 시인은 현재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진료심사평가위원회 심사수석위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공공심사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149쪽 분량의 조석현 시집 ‘화분증’ 책값은 1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