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센 바이러스는 소소한 일상까지 바꾸어놓았다 손녀 초등학교 졸업식에 축하하러 가는 것까지 막는다 “학부모도 참석할 수 없어 도연이 혼자 가기로 했어요” 맏이의 전화 목소리가 전에 없이 무겁다 지지난해 손자 졸업식엔 꽃다발 들고 찾아가 ‘권두현 장래희망은 야구해설가’라는 영상도 보았는데, 선물이야 훗날 주어도 되겠지만 꽃다발은 안 되겠지 차로 반시간 남짓한 거리인데도 졸업장은커녕 얼굴도 보지 못하게 막는 바이러스, “좀 잠잠해지면 맛있는 것 많이 사줄게” 아내의 기약 없는 전화에 물기가 스며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