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희 첫 시조집 ‘가마터에서’(시조문학사)가 발간됐다. 2016년 ‘시조문학’을 통해 등단한 김덕희 시인의 ‘가마터에서’는 ‘고향 마을’, ‘어머님 빈 뜨락’, ‘백목련’, ‘다산의 세월’, ‘초승달’, ‘청암사에서’, ‘용추계곡’ 등 100편의 시조가 7부로 나눠 편집됐다.
한 줌의 흙빛도 유산으로 섬기면서/ 성황당 가마불을 세월로 다져두고/ 가난의 고개를 넘어 숨결로 이은 맥박// 때로는 그리움을 때로는 시린 삶을/ 물레살로 풀고 감아 생각을 일궤내면/ 비워둔 손금 하나로 내려앉는 학의 미소// 정화수로 몸을 가눈 간절한 소망으로/ 수만 번의 빗질 같은 수줍은 손마디에/ 여백의 텅 빈 언어로 피어나는 고운 자태// 여운의 둥근 선율 해와 달도 들여 놓고/ 산노을 그 바람도 비단으로 여울지면/ 옥빛의 맑은 살결로 피어나는 청자 하나표제 시조 ‘가마터에서’ 전문이다.
그의 등단작이기도 한 ‘가마터에서’는 “네 수의 연시조로 최적의 규율 속에서 음보율의 호흡을 잘 맞추면서 한국적 정서에 깊숙이 닿아있는 작품”으로 높이 평가받은 작품이다.또한 “각 수마다 종장의 결미를 명사로 산뜻하게 종결함으로써 간결성과 함께 생략의 묘미를 살리는 기량이 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글을 쓴다는 것은 참으로 힘든 창조적 작업입니다. 내면의 세계에 품어온 언어들을 새롭게 배열하고 삶의 의미에 맞게 조탁하면서 신선한 뜻과 가치를 부여하는 일일 듯합니다. 깊고 고요한 사색과 고독한 생의 언저리에서 홀로 깊은 고민에 빠져 다른 차원의 정심의 길을 찾는 미로 탐색의 작업일 수도 있습니다. 그 탐색의 종착지에서 몇몇의 시어들을 만나 미증유의 시상세계를 만들어보기도 합니다.”(1)
“첫 시조집을 낸다는 벅찬 환희와 조급함으로 다소 조악하고 수준 높지 못한 작품들의 모음이지만 시조 현대화와 민족문학 정신 계승에 앞장서는 선배 시인들의 예술혼을 닮아가겠습니다. 그리고 더 다양한 시조로 정신 얼개를 정제하고 고운 언어로 읽는 이에게 선물이 되는 정서의 옹달샘 같은 청량한 시어로 하여금 삶의 전환점으로 삼겠습니다.”(2)김덕희 시조집 ‘가마터에서’ 시인의 말 시작 부분(1)과 마지막 부분(2)이다.
“김천 출신으로 전형적인 농촌마을에서 청소년기를 보내며 전원과 같은 향토적이고 목가적인 풍경에 감흥이 젖어 시를 짓는 문학소년으로 자랐다”고 자신을 소개한 김덕희 시인은 “교육대학교를 졸업하고 41년간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마음은 늘 문학활동에 관심을 두었다”고 했다. 이어 “김천문인협회, 경북문인협회, 시조문학진흥회, 한국시조협회 등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김덕희 시인은 “문경교육지원청 교육장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교육학박사로서 교육과 수업에 관련된 다양한 저서도 출판한 바가 있다”고 소개했다.
김덕희 시조집 ‘가마터에서’는 155쪽 분량이며 책값은 1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