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얼음 속으로수정같이 맑은 물이 흐르는계곡 끝자락사과농사 짓는 이장 댁을 찾아간다마을 어귀에털목도리를 한 할머니 양지바른 담벼락에 기대어 서 있다“할머니, 이장 댁이 어디에요?”“그 집은 왜요?”“사과 맛이 좋다고 소문이 나서설 차례상에 올리고 선물도 하려고요”“그 집 사과 최고지많이 사가요”할머니는 지팡이로 가리킨다“저기 오는 새댁이한테 물어봐요”“할머니, 새댁이 아니고 할머니잖아요”“할머니는 무슨 할머니아직 칠십도 안 넘었는데팔십은 넘어야 할머니지”갓스물에 산골 마을 노총각에게 시집 온 새댁이야산을 개간하여 사과 밭 만들어억척같이 살았다어느덧 칠십이 가까운데할머니는 아직도 시집 올 때 그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