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 출신 김대호 시집 ‘실천이란 무엇입니까?’(시인동네)가 발간됐다. 2012년 ‘시산맥’을 통해 등단한 김대호 시인의 ‘우리에겐 아직 설명이 필요하지’에 이은 두 번째 시집 ‘실천이란 무엇입니까?’는 ‘신암 일기’, ‘바람의 주소’, ‘비의 전성기’, ‘영혼의 크기’ 등 57편의 시가 4부로 나눠 편집됐다. 올봄에 핀 명자꽃은 작년에 피었던 명자꽃의/ 유언을 실천합니다// 내년에 올 명자꽃은 올봄에 피었던 명자꽃의 유언을 이어받아/ 명자꽃 무리의 집성촌에서 또 실천될 겁니다// 실천이란 무엇입니까// 점심엔 국수를 삶아 먹었습니다/ 혼자 끼니를 때우는 일이 심심해서/ 창밖 푸른 잎을 주렁주렁 매달고 있는 벚나무를 보았습니다/ 저 벚나무는 십 년 넘게 푸른 잎을 실천 중입니다// 나는 먹고 남은 국수 국물을 들고 나가 벚나무 근처에 흩뿌렸습니다/ 그곳에서 국수 국물도 실천됩니다// 나는 누군가를 미워하는데, 칼자루 없는 칼을 쥐고 그를 미워합니다// 하루를 실천하기 위해 누우면 어디선가 피비린내가 납니다/ 실천이란 무엇이고 실천은 어떤 냄새를 가졌을까요/ 실천에게 배후가 있을까요// 나는 방금 태어난 햇살을 실천하기 위해 두 손을 내밀었습니다표제 시 ‘실천이란 무엇입니까?’ 전문이다.김대호는 시인의 말을 이렇게 썼다. “영원한 하루가 탄생하기를 기도했다.// 기도 외에/ 내가 이 세상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해설은 우대식 시인이 썼다. 우대식 시인의 ‘당신이라는 통증에 출입한 기록’ 제목의 해설 시작 부분을 보자. “김대호의 시집 ‘실천이란 무엇입니까’는 완성된 형태로서가 아니라 자신이 살아가는 시간 그리고 삶의 형식과 내용에 대한 깊은 회의에서 출발한다. 대개의 문장이 완결적 형식으로 끝나더라도 문장 속에는 늘 물음의 고뇌가 짙게 묻어 있다. 그것은 그가 나와 대상이 어떻게 닮았는가보다 어떻게 다른가에 주목한 결과라 할 수 있다.”우대식 시인은 해설 마무리 부분을 이렇게 썼다.“김대호의 시는 특별히 어떤 누구의 방법론에 기댄 바가 없다. 어쩌면 스스로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 철저히 경계하며 걸어온 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니 이 시집은 단독자의 산책과도 같다. 자신에게 감각된 세계의 파편들, 비가시적인 세계를 자신만의 사유로 구조하고 다시 엎는 반복적 행위를 통해 사물의 진실에서 다가서고자 한다. 그에게 믿을 만한 것은 이 세계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한 점에서 시를 쓰는 내내 그는 끝까지 외로울 터이다. 어쩌면 그것이 김대호의 시적 힘이라 할 수 있다.”2019년 천강문학상 시부문 대상을 수상한 김대호 시인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문학창작기금을 지원받아 발간한 시집 ‘실천이란 무엇입니까?’는 135쪽 분량이며 책값은 1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