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입학시험 합격자 발표 날이었다강당 벽에 붓글씨로 쓴 합격자 명단이 길게 붙어 있다수험번호 256번 와~ 농사 안 짓게 돼 다행이다합격통지서 품고 한걸음에 집으로 왔다온 식구 두리상에 둘러앉아 점심을 먹고 있었다엄마, 나 합격했어웬일일까아무도 좋아하지도 쳐다보지도 않았다일곱 자식이니 합격하면 학교 보내주고떨어지면 산에 가서 땔감이나 해오고 농사지어라 했다할머니만 얼른 앉아 먹어라 한다콩나물 김치 고구마 넣고 끓인 갱시기소고기국 고기보다 적은 밥알 서러운 눈물이 뚝 뚝 뚝멀건 갱시기가 더 멀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