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에 흰 구름이 감꽃으로 피어나서가을빛 한 움큼을 가지 끝에 달아 놓고대웅전 목탁 소리에 저절로 익어간다 백련암 물소리에 얼굴을 씻었는가티끌도 하나 없이 볼그레 영근 감은비로전 동자불 닮아 자꾸만 바라본다 부처님 미소지며 눈을 뜨는 그 새벽에범종은 목을 풀어 긴 하루를 다시 열면구도의 한 생을 마친 감잎들이 떨어진다 *직지사에는 조선 세조 때 주지스님인 학조대사께서 이곳에서 나는 반시를 궁중에 바치니 이로 인해 ‘직지사반시진상법’이 생겼다는 기록이 있을 만큼 감나무가 많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