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렬 시집 ‘바람의 무게’(북랜드)가 발간됐다. 2017년 ‘문학예술’ 신인상 당선으로 등단한 강병렬 시인의 첫 시집 ‘바람의 무게’는 ‘햇살의 맛’, ‘가을의 위치’, ‘어머니는 오늘도’, ‘입술 집게’, ‘갈릴리호숫가에서’ 등 84편의 시가 5부로 나눠 편집됐다.
오늘 햇살은/ 눈으로 오지 않고/ 입술로 와 있다/ 다디달다// 햇살 한 모금 마시기 위해/ 간밤에 내린 비도/ 걷어내고/ 은사발에 담겨져 있다// 맑은 공기에 허기진/ 긴 심호흡이/ 그동안 몹시 시장했는지// 잠시/ 눈은 감추어 두고/ 넓은 가슴이 막아주니/ 입으로 허기를 채운다시집 ‘바람의 무게’에 수록된 ‘햇살의 맛’ 전문이다.
해설은 한국문인협회 자문위원 김송배 시인이 썼다. 김송배 시인은 ‘존재 인식과 서정적 자아의 진실 탐색’ 제목의 해설을 통해 “강병렬 시집 ‘바람의 무게’에서 도출된 의식의 흐름은 먼저 나의 존재를 확인하는 자아의 인식에서부터 계절의 순환적인 의미의 탐구와 가족애의 절절한 형상의 재생 그리고 자연에서 교감하는 서정성을 동시에 이해할 수 있게 한다”고 높이 평가했다. 또한 “이처럼 시는 영국 시인 리처즈가 말한 바와 같이 일상생활에서 보편적인 사유로 창출하는 생활의 언어적 표현이기 때문에 시인들의 본질적인 감각과 정서의 지향점이 바로 인본주의의 구현에서 탐색돼야 한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강병렬 시인은 시인의 말을 통해 이렇게 밝혔다. “지난날 추억의 무게로 도무지 걸음이 떨어지지 않아 망설이던 중 그동안 나의 동반자가 돼준 하늘과 구름, 꽃과 바람까지 서로가 속내를 잘 알기에 메모지에 적어 둔 습관들이 모여 시집 ‘바람의 무게’라는 곳에 나를 잠시 머물게 합니다.60대 중반 종합문예지 ‘문학예술’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한 뒤 일상의 순간순간을 습작해 나의 꾸밈없는 모습을 시로 보여 드릴 수 있다는 것이 부끄러운 한편 기쁨 또한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가슴을 세 번 열고 9시간 이상의 수술도 견뎌내며 그동안 수없이 나를 실어날랐던 고속버스와 열차와의 인연도 이곳에는 정중히 시인으로 모셨습니다. 여기 실린 84편의 시를 통해 나의 숨겨진 마음의 그릇을 세상에 올려놓는 무모한 도전을 합니다.”
아호가 목천(牧泉)인 강병렬 시인은 김천문화학교 시창작반과 백수문학관 문학아카데미 시·수필반에서 수강했으며 텃밭문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김천경찰서에서 정년퇴임한 강병렬 시인은 김천 동천교회 장로로 김천장로연합회 수석부회장, 북방선교회 회장을 맡고 있다.
141쪽 분량의 강병렬 시집 ‘바람의 무게’ 책값은 1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