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나간 비가 소리 없이 돌아왔다
나는 온전히 당신에게 갇혀버린다아, 그 순간의 나는 우울한 섬이었나 보다바람이 여린 창문의 귀를 살짝 당기면피아노의 선율이 짙은 커피 향을 표절하고나는 또 바람의 연주자인 당신이 된다한 생애 살 같이 자란 내 문장 때론 봄비나 바람처럼 조용히 밀려온다많은 밤을 새워도 잘 데워지질 않는 건너편들도 있다건너편들이 건너오길 간절히 기다리며 나는 못난 문장 안에서 내어줄 여백을 자꾸 찾아본다건너편은 그냥 저녁처럼 남겨두리라어느 순간에도 그림자는 있다그 안쪽의 이름 모를 벼랑과 서쪽을 담아내어바람과 봄비 같은 등 하나 내어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