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한 바퀴 돌아생명으로 자란 어머니 몸은반지도서관 뒤편 숲에서는아카시아 향이 오후를 맴돌고 있다도서관을 오가는 순환 버스를 타다 보면문득 길도 반지처럼 내게 껴온다주름이 자글자글한 내 이마를 거울과 마주하니 스믈스믈 피어나는 하얀 지구본 머리통아직도 빼지 못하는 몇 줄의 이력을 위해나는 밀가루 풀 듯 염색제를 풀고 있다한 올, 두 올 무명실을 뽑아하루, 일 년 마음을 기워그 많은 별을 시침질했을 어머니가르마 하얀 머리밑부터 귀 언저리를 돌아 지구 반대편 뒤통수까지 돌고 돌아뿌리 염색을 한다어머니가 주신 마지막 선물하얀 머리카락이 바람에 휘날리며내 등기부등본에 앉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