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분(79세)씨가 한국시문학 전문지 ‘시원’ 제14회 신인상 당선으로 문단 등단을 했다. 당선작품은 계간 ‘시원’ 2021년 가을호에 발표된 ‘봄 이야기’, ‘꽃잔치’, ‘가려나’ 등 3편이다.솔잎에 봄빛이 도는가 싶더니/ 누가 불러냈는지/ 노란 별꽃으로/ 가지마다 등을 밝힌 산수유// 복사꽃 살구꽃이 피었다는/ 남녘 소식을 듣지 못하였나/ 고집스레 입 다물고 있던 목련이/ 뾰족이 입을 열었다// 밤사이 몸을 반쯤 내밀더니/ 어느새 무희로 변신하였다/ 바람이 일렁일 때마다/ 화려한 춤사위를 보여준다// 보라색 겉옷에/ 하얀 속옷 번갈아 나부끼며/ 온몸으로 읊어대는/ 봄 이야기// 가슴 설레는 벚나무들/ 터질 듯한 가슴 안고/ 어쩔 줄 몰라 얼굴이 붉어졌다당선작 ‘봄 이야기’ 전문이다.
심사는 김송배·정순영·권숙월 등 중진시인이 맡았다.심사위원회는 “김종분의 시는 우선 이미지를 구축하는 표현들이 신선하며 사물의 깊이를 통해서 문학적 진실을 추구하려는 사유의 과정이 공감에 이르게 한다”고 높이 평가했다. 또한 “시는 결국 사물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거나 그림이 아니겠느냐”며 “계절감을 통해서, 혹은 계절이 주는 변화감을 통해서 자아를 반추하면서 삶의 진실을 의역해내는 솜씨에 믿음이 간다”고 했다.
김종분 시인은 당선소감을 이렇게 썼다. “먼 인생의 뒤안길을 돌아서 풋풋한 사랑을 다시 만난 떨림으로, 인생 제2막의 새로운 시간을 얻어 ‘시인’이란 이름표까지 달게 됐습니다. 시작이 가장 빠른 출발임을 염두에 두고 삶의 파노라마를 글로 피력할 수 있음에 생의 귀중한 시간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울림을 주는, 혼이 깃든 시를 쓰고자 함은 너무 과한 욕심이겠지요. 겸손한 마음으로 천천히 소소한 단상을 책갈피로 엮어가겠습니다.”
김천 출신으로 성의여고를 졸업한 김종분 시인은 그동안 김천문화원 부설 문화학교 시창작반, 김천문학아카데미 시·수필반에 등록해 수강하며 여울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