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자씨가 ‘문학예술’제75회 신인상 당선으로 문단 등단을 했다. 당선작품은 계간 ‘문학예술’ 2021년 봄호에 발표된‘파도소리’, ‘입춘’, ‘인생 열차’ 등 3편이다. 파도소리 듣고 싶어/ 동해 바다를 찾았다/ 해변 도로가에는/ 건장한 노송이 해풍을 맞으며/ 보초를 서고 있다// 바닷가 모래사장에서/ 걸음을 멈추고/ 바다와 친구를 했다// 바닷물은 쉬지 않고 철썩철썩/ 때리고 맞고 때리고 맞고/ 퍼렇게 멍이 들었다// 쩔쩔매던 미역/ 바닷가로 쫓겨났다/ 그 미역 안쓰러워/ 집으로 데려왔다/ 바다 비린내 파도소리도/ 함께 데려왔다// 지금도 그 미역에 눈을 주면/ 바다에서 듣던 파도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문학예술’ 신인상 당선 시 ‘파도소리’ 전문이다. 심사는 장윤우·이일기 등 중진시인이 맡았다. 이들 심사위원들은 “신인상 당선작 세 편 모두 일흔 고개를 넘은 나이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맑고 아름다우며 특히 ‘파도소리’는 쉽고 재미있게 읽히면서 고개가 끄덕여지는 시로 시상을 전개하는 솜씨가 뛰어나다”고 높이 평가했다. “‘입춘’ 역시 전통 서정시로 발상이 참신하며 그의 시에 대한 역량을 가늠하기에 충분하다”고 했으며 “‘인생 열차’는 그의 나이가 적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소재를 택했으나 진부한 소재에 머물지 않고 새롭게 재해석해 시로 쓴 것은 높이 평가받을만하다”고 했다. 심사위원들은 “정순자 시인의 이번 ‘문학예술’ 신인상 당선작들을 보면 어떤 소재나 주제라도 시로 형상화하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평가했다.정순자 시인은 당선소감을 이렇게 썼다. “코로나의 위협으로 집콕하며 숨죽이고 있을 때 문학예술사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신인상 당선’ 소식이 반가운 한편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기에 부끄럽고 두려운 마음에 한동안 몸 둘 바를 몰랐습니다. 그러나 더 열심히 좋은 시를 써서 이름값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채찍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소녀시절 오솔길을 걸을 때면 작은 새며 풀, 꽃, 나무 등과 대화를 하는 것이 즐거웠습니다. 앞으로 부끄럽지 않은 시인, 시의 향기 전하는 시인으로 살아갈 것을 다짐해봅니다.” 상주시 청리면 출신의 정순자 시인은 김천문화원 부설 문화학교 시창작반과 백수문학관 문학아카데미 시·수필반 수강생으로 수업을 받아왔으며 텃밭문학회 동인시집 ‘꽃이 되어 바람이 되어’, ‘시간의 두께’, ‘기억 속 언어’, ‘꽃구름 엽서’, ‘들에서 피운 꽃’ 등에 작품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