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노인 인구는 고령화로 인하여 65세 이상이 800만으로 전체인구의 15.5%이며 세계 45위이다. 특히 노인 빈곤율, 자살율, 치매, 노인 교통사고율은 OECD 회원국 중 1위를 차지하고 노인학대, 우울증, 세대 간의 갈등 등 노인 문제가 급증하고 있어서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 노인의 기대수명은 남녀 평균 82.7세로 알려졌다. 남자는 79.7세이고 여자는 85.7세인데 앞으로 100세 시대를 전망하면 평균 연령은 더욱 상승할 것이다. 현실은 저출산 고령화로 출산율이 0.98인이며 인구는 점차 소멸되고 노인 인구는 20%에 이른다.
생로병사, 생사필연 공수래공수거는 노인을 상징하고 모록(耄碌-매우 늙어서 무기력하다)에 이르지만 근엄한 체신으로 젊은이들의 귀감이 되어야 할 것이다.그러나 인생 역정(歷程)에 지친 세파에 흰 머리에 주름지고 초췌(憔悴)한 얼굴에는 고뇌(苦惱)와 회한(悔恨)을 침묵(沈默)으로 감내(堪耐)하는 모습이 가련하기 짝이 없다.
오늘날의 우리나라 노인들은 그야말로 한 많고 어려운 한 세상을 살아왔다 저 혹독한 일제 중엽에 태어나 먹지도 입지도 배우지도 못하고 꽃다운 청년기에는 징병이나 징용으로 온갖 고통으로 청춘을 보냈다. 이와 같은 우여곡절과 파란만장한 한평생을 일제의 압박에서 해방되었으나 잠시간 광복이었고 이어서 6·25 전쟁으로 폐허가 된 이 나라를 세계 12권의 경제 대국으로 만들었으며 희생정신으로, 자녀 교육으로 자식을 일등 국민으로 만들어 선진국 반열에 오르게 했다.그러나 그 과정을 거쳐 온 지금 노인들의 남은 시련은 빈고, 병고, 고독고, 무위고 등 사대고(四大苦)의 터널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빈고(貧苦)’는 우리나라 노인 중 48%가 일을 해야 먹고산다고 하며 한푼이라도 벌기 위해서 손수레를 끌고 거리를 다니면서 파지를 주워 모으는 것이 고작 하루에 3천~4천원의 수입이라고 한다.촌로들은 자신의 거동도 불편하면서 시장 모퉁이에서 채소 몇 다발을 앞에 놓고 앉아 있는 가련한 모습들, 들녘에서 농사일에 품을 파는 노인들, 식당 잡부 노인들 삶의 현장에서 분투하는 노인들의 처절한 모습들을 간과할 수 없다.
경로당이나 노인 복지관에서 하루를 즐기는 시니어들은 삶의 형편이 비교적 좋은 사람들이고 다만 쉰다는 것이 아파트 쉼터나 공원에서 모여 앉아 있다가 끼니때가 되면 무료 급식소에 줄을 서서 한 끼를 때우려고 기다리는 모습들은 애석하게 보인다.정부에서 노인 복지를 위하여 여러 가지 시책을 펼치고 있으나 가난은 나라님도 못 구한다는 말이 있으나 그들이 우리 사회와 국가에 기여한 노고를 적극적으로 보장해줘야 할 것이다.
‘병고(病告)’는 길에서 만나면 하는 노인들의 대화이다. 어디 갑니까? 하면 당뇨약 타러 간다. 또 자네 어디 가는가? 하면 혈압 때문이라고, 허리가 아파서, 무릎이 아파서, 어깨가 아파서 등의 이유로 병원에 간다는 고령 노인들의 하염없는 소리다
고령으로 인한 신체 기능 능력이 감퇴되고 동시다발로 심신을 억압하는 노인들의 공통으로 가지고 있는 노인병들은 늙기 서러운데 병고까지 겹치니 심신의 고통은 말할 수 없고 늙어서 병이 들면 잘 낮지도 않으며 80세가 넘어서 장기간 입원하면 합병증의 유발로 회복되기 어렵다.건강할 때 건강을 지키고 관리해야 한다. 무릎 보호대도 건강한 무릎에 쓰는 것이지 병이 들면 무용지물이다.
나이 들어서 계속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운동은 걷는 것이다. ‘아사보생(臥死步生)’이라는 말이 있듯이 우유 먹는 사람보다 우유를 배달하는 사람이 더 건강하다고 한다. 두 다리가 의사라는 말이 있다. 기둥이 약하면 집이 무너진다는 뜻을 이해해야 할 것이다. 지속적인 걷기는 심신이 함께하는 전신 운동으로 오랫동안 꾸준히 걷는 사람은 아픈 곳이 별로 없다고 한다. 그것은 전적으로 자기와의 싸움이기도 하다.
‘고독고(孤獨苦)’는 젊을 때는 어울리는 친구도 많고 호주머니에 쓸 돈이 있으며 친구 천지들을 만나는 기회로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수입이 끊어지고 나이가 들면 친구들은 하나둘씩 먼저 떠나고 더 나이가 들면 육체적으로 나들이가 어려워진다. 그때의 고독감은 생각보다 심각하다. 그것이 마음의 병이 될 수도 있다.
혼자 지내는 연습이 필요하다. 고독고는 혼자의 노력으로 극복해야 하며 가족도 도와줄 수 없는 전적으로 자신의 문제이다. 우리나라 노인들은 평생 온갖 고통을 감내하면서 살고 자식을 키우며 가르쳤으나 출세하면 부모 곁을 떠나게 되고 혼자 살다가 고독사하는 실제 예가 있다.많이 배운 자식은 불효하고 못 배운 자식이 부모와 같이 살면서 효도한다고 한다. 이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오늘날 젊은이들은 늙은이를 좋아하지 않는다. 가족 간에도 젊은이들이 놀다가도 할아버지가 들어오면 다른 방으로 간다. 손자는 할아버지를 남이라고 생각하는 세상이 되었다. 그러므로 효도는 금기된 상태이다.
‘무위고(無爲苦)’는 직업 역할 상실로 겪는 무료함의 고통을 말한다. 여러 가지 역할 상실로 인하여 노인들의 지위와 권위는 크게 저하되고 사람이 나이가 들어서 마땅히 할 일이 없다는 것은 고통이고 고문이다. 일 없는 사람은 큰 불행이고 건강에도 좋지 않다.
나이 들어서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텃밭 가꾸기와 혼자 즐길 수 있는 취미 생활 등 소일거리를 준비해야 한다. 사회적인 활동으로 계모임, 동창회 참석 등 각종 모임에 연락이 오면 꼭 참석해야 하고 그 외에도 독서나 음악 감상 등이다마을 경로당에 나가서 놀기도 하고 노인복지관에서 장기나 바둑, 노래방에서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다른 하나는 노년층에서도 급속도로 보급되는 컴퓨터를 잘 다루는 것이다. 지금은 컴퓨터 못하면 소외계층이 되는 세상이다.
끝으로 인생 여정에 부귀영화, 권세는 순간의 허영이고 일장춘몽이다. 이제 인생 시니어의 사대고(四大苦)의 터널을 잘빠져 나왔을지라도 끝내는 심신이 쇠약하여 활동하지 못하고 와병이 있는 경우 마지막에는 소위 현대판 고려장인 요양원행이다. 인생 오복 중에 고종명(考終命)에 속하는 잘 살다(Well-Living)가 잘 죽는 웰다잉(Well-dying)으로 마무리를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