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은 충청, 전라, 경상 삼도의 문화가 결집된 지리적 특징으로 삼한시대로부터 독창적인 역사와 문화를 형성해왔다. 그중에서도 사람들의 생활습속으로 통칭되는 민속은 조선시대에 들어 유교의 영향을 받아 관혼상제를 중심으로 타지역과 확연한 차이를 보이며 응축됐다. 특히 일생에 있어 가장 큰 경사로 꼽히는 혼례는 지리적으로 인접한 삼도간의 통혼이 활발하게 일어나 인적, 물적 교류의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김천문화원에서는 1997년부터 지금까지 김천시의 지원으로 79회에 걸친 무료 전통혼례식을 진행해 지역의 혼례문화 보전에 노력해왔다. 전통혼례식의 명맥이 끊어지지 않고 이어져 지역문화와 민속에 대한 중요성을 제고해보고 전통혼례식에 담긴 의미를 통해 결혼과 가정의 소중함을 돌아보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 <편집자주> 사명대사공원 신풍속도로 자리잡은 전통혼례식과 국제화 가능성 “서지부가 사우차 (기다리던 차 신랑이 당도하였습니다)”지난 4월 27일 11시 30분, 예식을 진행하는 집례의 우렁찬 목소리에 사명대사공원 북암루에서 대기하던 하객들은 큰 박수로 화답했다. 특별히 이날 혼례식에서는 김천은 물론 일본, 파라과이에서도 하객들이 대거 몰려들어 가히 국제적인 박람회와 같은 이색적인 장면을 연출했다.이날 국제부부로 탄생한 대항면 대룡리 출신 박지영(29세)양과 파라과이 출신 로드리고 로베르토(35세)군은 일본으로 유학을 갔다가 만나 일본에 정착해 취업을 한 인연으로 한국과 파라과이, 일본의 친척과 지인들이 대거 예식에 참석했던 것이다.지구 반대편 남미의 파라과이 신문 ‘라네이션’ 5월 4일 자에 자국의 청년 로드리고 로베르트씨가 한국 김천의 사명대사공원에서 한국의 전통적인 방식으로 결혼식을 했다고 상세히 소개하고 있어 주목을 받았다.1997년 10월 26일 어모면 중왕리 당시 아천관광농원 잔디밭에서 김인규 선생의 집례로 봉산면 광천리 출신 28세 김성화군이 전통혼례식을 올린 것을 시작으로 지난 27년간 79회에 걸친 전통혼례식이 열렸다.이 중에서 26쌍의 국제부부도 탄생했다. 국적별로는 베트남, 캄보디아, 대만, 스위스, 프랑스, 뉴질랜드, 캐나다, 스웨덴, 미국, 독일, 러시아, 파라과이 등 가히 전세계적인 분포를 보였다.한국인과 전통혼례식으로 결혼식을 올린 세계 각국의 신랑, 신부들은 앞서 언급한 파라과이 사례와 같이 출신국가에 한국과 김천의 전통문화를 홍보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요령성 무순시 신한민속촌에 전통혼례 전수 “김천문화원에서 전통혼례식을 한다고 하는데 가마 사진 좀 찍어 보내줄 수 있습니까요?”이 전화 한 통으로 시작된 인연은 김천의 전통혼례식을 중국에도 알리는 계기가 됐다. 김천문화원에서 진행하는 전통혼례식이 자리를 잡고 언론에 홍보가 되면서 중국 조선족 사회에도 알려져 2011년 무순시 신한민속촌에서 전통혼례식 전수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조선족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전통민속 예절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신한민속촌의 초청으로 무순을 방문해 전통혼례식을 시연하고 혼례복과 도포, 갓 등 비품을 기증했던 것이다.당시 김관식 신한민속촌 관장은 “민족의 정체성을 상실해가는 중국 조선족 사회에 김천문화원으로부터 전통혼례식을 온전히 전수받고 구하기 어려운 여러 비품을 기증받아 큰 도움이 됐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국제 자매결연도시 일본 나나오시 축제에 동참한 전통혼례식 김천시와 일본 이시카와현 나나오시의 인연은 1970년 김천문화원과 나나오시 미소기공민과의 자매결연으로부터 시작됐다. 이후 1975년 김천시와 나나오시의 자매결연으로 이어졌고 최근까지 다양한 방면의 양 도시간 교류의 끈을 이어오고 있다. 2014년 5월 5일, 나나오시를 대표하는 데카야마축제에 초청을 받아 많은 나나오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전통혼례식을 거행해 박수갈채를 받았고 일본 현지 언론에도 소개됐다. 전통혼례식으로 결혼의 의미와 가정의 소중함 되새기는 계기로 삼아야 우리 조상들은 예부터 “결혼은 인륜지대사”라고 큰 의미를 부여해 왔다. 이는 개인간의 결합이 아닌 양가 가족의 결합인 동시에 사회공동체적 공인을 통한 새로운 생명 탄생의 기초가 되기 때문이다. 최근 국가적인 문제로 대두된 인구감소와 이혼율 증가, 비혼자 비율 증가 등은 모두 결혼에 대한 의미와 가치부여의 부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통혼례식의 진행순서를 살펴보면 신랑이 신부에게 나무기러기를 전달하며 사랑의 맹세를 하고 기러기가 가진 가족의 질서, 다산의 의미를 강조한다. 또 청실홍실 실타래 위로 신랑의 술잔을, 아래로 신부의 술잔을 건네며 하늘과 땅처럼 동등하게 주어진 역할을 다하겠다는 맹세를 하는 주옥같은 선현들의 가르침이 담겨져 있다. 전통혼례식의 현대적 해석과 보급을 통해 결혼의 의미와 가정의 소중함, 출산을 통한 자녀 양육의 행복을 되새기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고대해 본다. 송기동(김천문화원 사무국장)
최종편집: 2025-07-02 21:5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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