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숙월 시집 ‘오래 가까운 사이’(시와반시)가 발간됐다.1979년 ‘시문학’을 통해 등단한 권숙월 시인의 열다섯 번째 시집 ‘오래 가까운 사이’에는 ‘꽃의 집’, ‘하늘 가슴’, ‘엄마 향기’, ‘울음의 시’, ‘따스한 농담’등 78편의 산문시가 5부로 나눠 편집됐다.
누가 심었을까 숲을 이룬 대나무, 뒷산 아래서 시작된 대나무 숲이 마을 어귀까지 내려왔다 폭설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대나무, 어디서 저런 힘이 나올까 그냥 두면 담을 뚫을 기세다 어느 날 아침 뉴스, 편백나무 못지않게 피톤치드를 만들어내고 공기정화에도 큰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문학아카데미에서 자랑하니 수강생들 귀가 솔깃하다 “눈 오는 날 꼭 가봐야겠어요” “어찌 시가 나오지 않을 수 있겠어요” “건강하신 이유를 알겠네요” 사시사철 은은한 낯빛으로 꿋꿋한 빈객(賓客)이여, 오래 가까운 사이로 지내서일까 자꾸만 마음이 간다 표제 시 ‘오래 가까운 사이’ 전문이다.
권숙월 시인은 ‘자서를 이렇게 썼다. “천 편의 시를 써서 열네 권의 시집을 냈다. 열다섯 번째로 간행하는 이번 시집은 다시 천 편을 쓰겠다는 다짐이 깃든 일흔여덟 편의 작품을 수록하고 있다. 매주 나흘씩 시를 가르치고 시를 읽지 않는 날 하루도 없지만 아직 시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꽃이 시를 쓰게 할 때 많지만그 향기 오롯이 전할 수 없어 안타깝기만 하다."
권숙월 시집 ‘오래 가까운 사이’ 해설은 이성혁 문학평론가가 썼다. 이성혁 문학평론가는 ‘다채로운 색채의 꽃밭 같은 시집’ 제목의 해설을 통해 “이 시집의 시편들은 일상을 따스하게 채색하고 일상에 부드러운 무늬를 만들며 일상이 얼마나 소중하고 빛나는 것인지 보여준다”며 “권숙월 시인은 일상의 풍경 속에서 삶의 철학적 지혜나 아름다움을 발견한다”고 평했다.
표사글은 시인이며 문학평론가인 김종태 호서대 교수가 썼다. “권숙월 시인의 열다섯 번째 시집 ‘오래 가까운 사이’ 핵심적 내면구조는 삼라만상에 숨어있는 생명의 정화에 대한 발견의 미학이다. 인간 삶에 깃든 우주적 섭리가 권 시인의 시를 통해서 새롭게 거듭나고 있다. 신화가 사라져가는 우리 시대에 권숙월 시인이 구현한 환상적 모멘트는 황막한 현대인의 가슴속에 넉넉한 위안의 향기를 피워 올릴 것이다.”
감문면 출신으로 1979년 ‘시문학’을 통해 등단한 권숙월 시인은 한국문인협회 경상북도지회장, 한국문인협회 이사 등을 역임했으며 시집 ‘하늘 입’, ‘가둔 말’, ‘금빛 웃음’ 등 14권을 발간했다. 수상경력으로는 시문학상, 경상북도문화상, 경북예술상, 김천시문화상, 매계문학상 등이 있다.
시와반시 기획시인선 26으로 발간된 권숙월 시집 ‘오래 가까운 사이’는 하드커버 120쪽 분량이며 책값은 15,0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