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김천시단- 마른 소 ㄷㅜㅇㅅㅓㅂ
서석철(시인·율곡동 한신더휴)
새김천신문 기자 / newgim1000@naver.com
입력 : 2023년 02월 08일(수)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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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 바다를 유영한 죄로 HACCP(해썹) 그물에 걸려 잡혀 온 아이만 한 방어 한 마리가 올레 시장 유명횟집 수족관 앞 레드카펫 위에 내동댕이쳐진다 곧이어 판매 효과를 노린 듯한 젊은이가 고무망치로 대방어 머리를 두세 번 강타한다 흰 눈 위에 떨어진 붉은 동백꽃처럼 퍼덕임을 멈추고 피를 흘렸다 번호표를 받아 대기 중이던 사람 중엔 순식간에 벌어진 현장을 보며 관광의 부역자가 되기도 하고 못 볼 것을 본 목격자가 되기도 한다 돌아오는 길에 서귀포 어느 주유소에 걸려있는 희생자 유해 발굴을 위한 제보를 기다린다는 현수막을 본다 곶자왈 무너진 동굴엔 아직도 내려오지 못한 사람들이 희미한 흔적의 돌담 너머를 살피고 있다 궁핍한 시대의 마른 소가 쇠기둥에 매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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